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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무엇을 했다고 벌써 8월달인가 올해는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이직준비하고 이직하고 적응하다 눈떠보니 8월이여라. 엊그제는 강남이 침수되는 생경한 광경을 보았다. 100년 만의 호우라고 하더라.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던 맨홀 뚜껑이 분수대 마냥 역류하며 날아다니고, 으깨진 콘크리트 파편이 길거리에 즐비하다. 심지어는 맨홀 뚜껑 아래로 사람들이 휩쓸려 내려가 실종되는 경악할 일이 벌어졌다.... 오늘은 날씨가 참 맑은데,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과 햇살이 만개했다. 아침 공기는 서늘하여 퍽 시원하기까지 하다. 이틀동안 참으로 야속하구나 계절아. 할 것은 너무나도 많은데, 아직도 퀘스트가 많다 2023년도 4개월 뿐이 남지 않았고 나는 또 걷고 달리거나 경보를 하거나 해야지 시간이 흐르는 것은 참 무섭다 나는 시간이 제일 두렵다.
그간 많은 일이 있었다 7월 초 너무 행복했던 신라호텔에서의 호라이즌 레고조립. 나를 너무 잘 아는 언니가 너같다고 선물로 줬는데 정말 근래들어 가장 기뻐서 광광 울었다 나 원 참
DUE DAY와 야간비행의 상관관계 그래 나는 지금 뭔가를 하고 있다. DUE-DAY 가 정해진 프로젝트를 하는 것은 나를 이리저리 움직이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회사 일만 하면 머리가 굳어지고 야성이 사라지는 건 뭐 이미 경험해봐서 알고, 그 굳은경험을 지긋이 축적해온 사람들 무리에 둘러쌓여 있으면 더욱 더 침잠해 버리거나, 함께 흘러가거나 하더라. 다행히 내 주변에는 느리더라도 멧돌-동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서 수렁에 들어가는 수고로움은 덜어냈다. 이처럼 환경이라는 것은 참 중요한 것이다. 듀데이라는 단어는 학교다니던 시절 교수님이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이었다. 스케줄 관리에 있어 짤없던 냉랭한 교수님이었는데, 듀-데이에 맞췄어야지, 나도 2시간 씩 자면서 박사 논문을 하고 있어 얘들아. 라고 왼쪽 흰자에 빨간 실핏줄이 터져 오시곤 했던 ..
일 포스티노, 1995 2017. 4. 8 몰스킨에서 옮김 있는 그대로의 찌질함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근래들어 본 영화중 가장 아름다운, 겉멋부리지 않은 은유를 써내려간 담백한 영화라 생각한다. 도 생각이 나면서.. 시인 네루다에게 우편배달을 하게 된 순박함의 결정체 마리오. 네루다에 의해 점차 자신이 느끼는 것들에 대해 표현할 줄 알게 되는 은유에 대한 영화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2014년 개봉했었던 역린에서 중용의 구절이 나온다. 영화 자체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이 구절만은 지금까지도 절로 새겨지는 것을 보니 퍽 와닿은 모양.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https://youtu.be/F72HSkI7SwY
힐리언스 선마을에서의 일기 2일차 2021.11.20 새벽 기상하다 / 몰스킨에서 옮김   발가락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발가락 열개와 겨울 나무만 있다겨울 소나무 엄마의 작품이 떠오르는 진풍경을 눈에 담아본다어제 오후에 보았던 커다란 산등이는 안개에 가리워져 사라진 듯 하다얇고 가녀린 나뭇가지들과 희뿌연 안개만이 이 천지를 에워쌓고 있다숲과 하늘의 경계가 보이지 않는다 순간 거대한 함선이 내 머리위로 튀어나오지 않을까 상상해본다드니 빌뇌브의 고독한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가 생각나는 풍경이다까마귀는 안개 속을 헤엄친다 1등 항해사처럼 자유롭게 상공을 가로지른다안개가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나는 퍽 이 풍경이 마음에 든다
힐리언스 선마을에서의 일기 1일차 2021.11.19 / 몰스킨에서 옮김  책 '7년의 밤'을 드디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에서 완독할 수 있겠다!읽다가 소름돋게 좋았던 대목이 있어 옮겨본다.'나는 책상 앞에 앉았다. 올빼미처럼 눈을 끔벅이며 등을 꼿꼿이 세웠다. 이마에서 차가운 땀이 돋았다. 숨을 마시면 흉통이 왔다. 기사의 헤드카피는 활자의 조합이 아니었다. 내 갈비뼈 밑에 찔러넣은 세상의 칼이었다.' '변화는 중립적이어서 그 자체가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니다.' 오랜만에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핸드폰으로 껍적거리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 근래 중 가장 독서에 몰두하고, 몸을 움직여 오르내리는 것에 집중했다. 이곳의 음식도 괜찮다 건강식으로 섬섬한 간을 한다.머슴 밥 처럼 퍼먹어도 4시간 뒤면 배고파 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다. 내..
퍼스트맨 몰스킨에서 옮김, 2020.8.2 일요일 내 방에서 관람 평범하게 살고 싶어 닐을 택한 자넷 대학교 시절 남들과 달랐고, 뚜렷한 목표의식이 있어 닐과 결혼했다는데 닐의 옆에서 "자기 친구는 치과의사야. 오후 6시만 되면 되면 집에 오지. 근데 가끔은 그게 견딜 수가 없대" 라는 말을 한다. 닐은 딸을 잃고 무언가 가슴이 공허해진 듯 하다 영화 자체는 닐 암스트롱 개인의 심리에 더 초점을 맞춘 듯 하다. SF 치유물 이랄까. 시련과 아픔을 어깨에 매고 닐은 달을 향해 간다. 인류의 과업에 도달하는 숭고한 프로젝트, 딸이 준 팔찌를 달에 흘려보내는 장면은 달에 간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무엇을 가져가고 무엇을 남기고 싶을지 잠시 상상해 볼 수 있는 씬이었다. 가슴 속에 무언가 품고 사는 이들은 어디에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