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2016~2023 (5) 썸네일형 리스트형 힐리언스 선마을에서의 일기 2일차 2021.11.20 새벽 기상하다 / 몰스킨에서 옮김 발가락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발가락 열개와 겨울 나무만 있다겨울 소나무 엄마의 작품이 떠오르는 진풍경을 눈에 담아본다어제 오후에 보았던 커다란 산등이는 안개에 가리워져 사라진 듯 하다얇고 가녀린 나뭇가지들과 희뿌연 안개만이 이 천지를 에워쌓고 있다숲과 하늘의 경계가 보이지 않는다 순간 거대한 함선이 내 머리위로 튀어나오지 않을까 상상해본다드니 빌뇌브의 고독한 블레이드 러너 시리즈가 생각나는 풍경이다까마귀는 안개 속을 헤엄친다 1등 항해사처럼 자유롭게 상공을 가로지른다안개가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나는 퍽 이 풍경이 마음에 든다 힐리언스 선마을에서의 일기 1일차 2021.11.19 / 몰스킨에서 옮김 책 '7년의 밤'을 드디어 집중할 수 있는 공간에서 완독할 수 있겠다!읽다가 소름돋게 좋았던 대목이 있어 옮겨본다.'나는 책상 앞에 앉았다. 올빼미처럼 눈을 끔벅이며 등을 꼿꼿이 세웠다. 이마에서 차가운 땀이 돋았다. 숨을 마시면 흉통이 왔다. 기사의 헤드카피는 활자의 조합이 아니었다. 내 갈비뼈 밑에 찔러넣은 세상의 칼이었다.' '변화는 중립적이어서 그 자체가 좋거나 나쁜 것은 아니다.' 오랜만에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핸드폰으로 껍적거리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 근래 중 가장 독서에 몰두하고, 몸을 움직여 오르내리는 것에 집중했다. 이곳의 음식도 괜찮다 건강식으로 섬섬한 간을 한다.머슴 밥 처럼 퍼먹어도 4시간 뒤면 배고파 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겠다. 내.. 교차로에서 서성거리다 2021.11.7발광하는 도시들이여 야간비행의 리비에르가 떠오른다 사거리 교차로에서 치밀한 점선으로 이루어진 곡선차로 그 위를 잠수부가 물가를 개울질 하듯 유영하는 자동차 빼곡한 선박의 컨테이너가 맞물리듯 교차하는 정교함 수많은 방향을 가로지른다 모두 어디를 향해 가고있나 점선을 이탈하며 더 큰 폭으로 곡을 돌아가는 차들과 사거리를 가로지르며 추월하는 조그마한 이륜자동차저 한강대로 너머로 즐비하게 늘어서서는 각자의 거점으로 건너 간다 반짝이며 모두 간다 기술을 배운다는 것 나 그때 뭐했지? 했을때 금방 생각나는 것이 없다면 정말 한 게 없을 수도 있다. 정말이다.결과로서 인간의 인생을 모두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 값어치는 본인 스스로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말 과정을 즐기는 것 그대로 괜찮은 걸까? 이제는 즐기는 것을 넘어서 더 깊게 파고들어야 할 때가 되었다. 향유로서의 컨텐츠 즐기기는 끝이 보인다직접 만들 줄 아는 자만이 소유를 넘어 문화를 선도할 수 있으니..고고한 취향은 길게 보면 단순 소비성에 지나지 않는다문화를 향유하며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자가 되는 건 반대로 말하면 남의 것들 안에서 나 스스로가 잠식되고 있다는 말이다.인생은 즐기는 것이 전부가 아닌듯 하다. https://youtu.be/8xiGTLynSo8 하락의 미장과 플랫폼 공부 시퍼렇게 떨어지고 있는 미장을 보며 플랫폼의 생각법 2.0 책을 읽는다 서릿발이 날리도록 집중이 잘 된다 어제는 그토록 붉더니 오늘은 검푸르구나 *흥미로운 사실 시장독점으로 인해 EU로부터 10조원이 넘는 벌금처분을 받은 구글 https://youtu.be/VyEO71ma3a4 이전 1 다음